︎
ARTIST STATEMENT
(작가노트)
#1
나는 주로 연필,펜,마커와 같은 드로잉 매체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아티스트이다. 인간의 복잡하고 강렬한 내면세계를 드로잉을 통해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며 드로잉 형태를 더욱 확장하고자 한다. 역사적으로, 드로잉(Drawing)은 연구, 혹은 기록과 같은 어떤 특정한 예술형태들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보조적 형태 또는 기반적 프로세스로 간주되어 왔다. 하지만, 드로잉은 단순한 보조적 예술 형태가 아닌 하나의 완전한 독립된 예술 형태로서 존재할 수 있다. 이러한 드로잉의 개념 확장은, 모더니즘 이전에 어떠한 대상을 ‘재현’하기 위한 기능적 역할으로부터 시작되어, 모더니즘 이후에는 드로잉의 자율성을 통해 점차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드로잉은 현대미술에서도 완전한 예술형태로서 다양한 잠재성과 방향성을 계속해서 드러내고 있다. 나는 이러한 드로잉 형태의 또 다른 하나의 방향성으로 제시할 수 있는 나만의 드로잉 작업들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2
“드로잉은 시각예술의 근본적인 토대의 아름다움을 극명히 드러낼 수 있는 시각적 형태이며, 이러한 드로잉의 미(美)는 다양한 선과 형상들 사이에 드러나는 상호관계에서 형성”된다는 믿음으로부터 드로잉을 구축해오고 있다. 작품내에서 다채로운 시각적 요소가 오케스트라처럼 조화와 구조적 법칙을 이루어 맥시멀리즘(Maximalism)적인 형태를 띄도록 구현하고, 색상을 최대한 제한함으로써 그림 내의 구조적인 아름다움과 시각 요소들의 본질을 더욱 강조한다. 이러한 방식과 다양한 접근방법을 통해, 드로잉의 특색을 더욱 강조하여 드로잉이 드러낼 수 있는 특유한 독자적인 예술형태를 드러내려 한다.
#3
나에게 예술은 인간의 삶의 흔적들을 남기는 행위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오며 느낀 감정, 가치관, 의견, 사실들을 창의적으로 형상화한, 인간의 삶의 흔적과 역사 그 자체이다. 나에게 삶의 가치와 흔적들은 내면에 존재되어 있다. 인간의 내면세계는 마치 분자와 같은 수많은 복합적인 감정들이 얽히고 설킨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총체적 인식,감정,생각들이 융복합적 형태로 이미지화된 또 다른 형태의 광대한 잠재적 세계이다. 이러한 내면세계는 현실과 관련한 개개인만의 다양한 감정들과 인식들이, 모호하고 불명료한 형태로 각기 다른 이미지로 암호화되어 내면안의 형상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내면세계의 이미지들을 다양한 방식과 형태로 조합하고 형상화하여, 인간 내면의 모호한 속성을 그림을 통해 드러내며 비정형적인 이미지들을 통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 내면세계의 역동적이고 독창적인 형상들과 특유한 시각적 분위기를 형성한다.
#4
나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고 어쩌면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어떠한 모호하고 복잡한 측면을 이미지를 통해 전달하는것, 이것이 이미지를 지닌 시각 예술이 할 수 있는 중요한 가치이고 역할이라 생각한다. 내가 아티스트로서 바라는 분명한 목표란, 드로잉의 아름답고 다채로운 시각 요소들을 오케스트라처럼 조화롭게 구현하여 드로잉의 형태를 새로운 방식으로서 더욱 확장하는것이며, 나의 삶의 흔적을 대변할 수 있는 비형식적이고 복잡한 내면세계의 광대함과 역동성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여 유형화된 세계에 익숙해져있는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 내면의 세계로 초대하는 것이다.